핵심 결론
반도체 장비 계약서에 “한국에서 조립 후 중국 고객사로 납품”이라는 문장이 들어가면, 실무자는 가격과 납기만 보면 안 됩니다. 그 문장 안에 미국 원산 장비, 한국 법인의 조립 역할, 중국 최종 사용자, 라이선스 승인 상태가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BIS가 2026년 2월 12일 발표한 Applied Materials·Applied Materials Korea 합의 사례는 이런 거래 구조가 미국 수출통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핵심은 ‘한국 경유’ 자체가 아니라, 거래 흐름마다 Entity List, EAR 적용 여부, 최종 사용자, 라이선스, 감사 증빙을 남겼는지입니다.
BIS 발표에 따르면 문제 된 흐름은 2021년과 2022년에 미국 반도체 제조장비인 이온 주입 장비가 먼저 한국의 Applied Materials Korea로 보내져 조립되고, 이후 중국으로 반출된 거래였다. BIS는 해당 중국 거래처가 2020년에 Entity List에 올랐고, 라이선스를 신청해 승인받기 전에 출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합의 벌금은 약 2억5200만 달러였고, BIS는 불법 출하 물품 가치가 약 1억2600만 달러였다고 밝혔다. 이 사례를 처벌 뉴스로만 읽으면 실무에 남는 것이 적다. 거래 흐름도로 읽어야 확인할 항목이 보입니다.
날짜를 먼저 나눠 읽기
| 구분 | 날짜 | 실무상 의미 |
|---|---|---|
| 중국 거래처의 Entity List 등재 | 2020년 | 이후 거래에서는 명단 스크리닝과 라이선스 판단 기록이 핵심 증빙이 된다. |
| 문제 된 장비 출하 | 2021년과 2022년 | 미국 장비가 한국 법인으로 보내져 조립된 뒤 중국으로 반출된 흐름이 BIS 발표의 중심이다. |
| BIS 합의 발표 | 2026년 2월 12일 | 벌금, 감사, 연간 인증 의무가 함께 제시된 집행 사례다. |
| 별도 라이선스 정책 발표 | 2026년 1월 13일 발표, 2026년 1월 15일 발효 | 일부 고성능 컴퓨팅 품목의 중국·마카오향 심사 정책을 사례별 검토로 바꾸되, 인증과 증빙 요건을 붙였다. |
여기서 주의할 점은 두 BIS 자료를 섞어 읽지 않는 것이다. Applied Materials 사례는 반도체 제조장비의 과거 출하와 Entity List 관련 집행 사례다.
반면 2026년 1월 최종 규정은 Nvidia H200, AMD MI325X 및 유사 품목 같은 일부 고성능 컴퓨팅 상품의 라이선스 심사 정책에 관한 별도 규정입니다. 다만 둘 다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중국향 기술 거래에서 문서가 ‘나중에 설명 가능한 구조’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거래 흐름도로 보면 보이는 리스크
반도체 장비·부품 거래에서 흔히 놓치는 부분은 계약서의 판매자와 물류 흐름의 실제 관여자가 다르다는 점이다. 본사는 미국에 있고, 한국 법인이 조립이나 검수를 맡고, 최종 사용자는 중국에 있는 구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문서가 부서별로 나뉘면 각자는 자기 단계만 정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구매 주문서에는 중국 고객사가 있고, 내부 생산 문서에는 한국 조립 법인만 보이며, 선적 문서에는 다른 수하인이 등장한다면 수출통제 검토 기록도 그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제가 먼저 확인할 지점은 ‘누가 장비를 실제로 받는가’와 ‘한국 법인의 역할이 무엇인가’다. 이 사례의 리스크는 한국이라는 장소 자체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BIS가 제시한 핵심은 미국 반도체 제조장비, Entity List 등재 거래처, 한국 조립 후 중국 반출, 라이선스 미신청·미승인 출하가 한 흐름 안에 있었다는 점이다.
반도체 장비 계약서 5가지 점검표
1. 거래 상대와 최종 사용자가 같은가
첫 질문은 단순하다. 주문자, 최종 수하인, 최종 사용자, 설치 장소가 같은가. 다르다면 왜 다른지 설명하는 문서가 있어야 한다.
BIS 사례에서는 Applied Materials가 장비를 수출하던 대상 중국 거래처가 2020년에 Entity List에 등재됐다는 점이 중요하게 제시됐다. 따라서 스크리닝은 계약 체결일 한 번으로 끝내기 어렵다.
견적, 주문 확정, 출하 승인, 최종 선적 직전처럼 거래 상태가 바뀌는 지점에서 상대방 정보가 업데이트됐는지 확인해보세요. 특히 주문자가 아닌 최종 사용자 정보가 나중에 바뀌는 거래는 별도 표시가 필요합니다.
2. 미국 원산·EAR 적용 가능성을 누가 판단했나
한국에서 조립하거나 일부 공정이 한국에서 이뤄졌다는 사실만으로 미국 수출통제 검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Applied Materials 사례에서 BIS는 미국 반도체 제조장비가 한국 법인으로 이동한 뒤 중국으로 넘어간 흐름을 문제 삼았다.
계약서와 내부 승인 문서에는 최소한 이런 질문이 남아 있어야 한다. 품목이 미국 장비인지, 미국 기술이나 소프트웨어가 관여하는지, EAR 관련 라이선스 요구가 검토됐는지, 그리고 그 판단자가 누구였는지다.
실무에서는 이 부분이 ‘법무 검토 완료’라는 한 줄로만 남으면 나중에 거래 흐름을 재구성하기 어렵다. 검토 결과뿐 아니라 검토 대상 문서와 판단 시점도 함께 남겨야 합니다.
3. 한국 법인은 단순 경유지인가, 조립·검수 주체인가
BIS 발표는 장비가 먼저 Applied Materials Korea로 보내져 조립됐고, 이후 중국으로 향했다고 설명한다. 이 대목은 한국 법인의 역할을 문서상 어떻게 표현할지의 문제로 이어진다.
한국 법인이 단순 창고인지, 조립 주체인지, 품질 검수 주체인지, 재수출 승인 절차의 관여자인지에 따라 남겨야 할 자료가 달라진다. 구매팀, 생산팀, 물류팀, 통상 컴플라이언스팀이 서로 다른 용어를 쓰면 같은 거래도 다른 거래처럼 보입니다.
계약서, 작업지시서, 인보이스, 선적 문서의 역할 표현을 맞추는 것이 출발점이다. “조립”, “검수”, “재포장”, “재수출” 중 어떤 역할인지 문서마다 다르게 쓰면 감사 대응 때 설명 부담이 커집니다.
4. 라이선스 판단은 ‘승인 전 출하 금지’ 단계까지 내려왔나
BIS는 2021년과 2022년 출하가 라이선스를 신청하고 승인받기 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래서 실무 질문은 ‘라이선스가 필요한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출하 승인 시스템이 실제로 라이선스 승인 상태를 확인했는지까지 봐야 한다. 특히 중국향 거래에서는 영업 일정, 조립 완료일, 선적 예약일이 먼저 움직이고 라이선스 검토가 뒤따라가는 경우가 생기기 쉽다.
출하 보류 조건이 계약서, ERP 승인, 물류 지시서 중 어디에 걸려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승인 전 출하를 막는 장치가 문서에만 있고 시스템에는 없다면, 실제 통제 지점으로 보기 어렵다.
5. 감사와 연간 인증에 견딜 기록이 있는가
BIS 발표에 따르면 Applied Materials는 합의의 일부로 수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대한 여러 감사를 수행하고, 해당 감사와 관련해 BIS에 연간 인증을 하기로 했다. 즉 집행의 끝은 벌금 납부가 아니라 반복적인 설명 의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문서 보관은 ‘나중에 찾으면 된다’가 아니라 거래 당시의 판단 과정을 보존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누가 스크리닝했고, 어떤 정보로 최종 사용자를 봤고, 어떤 이유로 라이선스가 필요하거나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는지, 출하 전 어떤 승인 단계가 있었는지가 한 흐름으로 이어져야 한다.
2026년 라이선스 정책 변경에서 읽을 문서 기준
2026년 1월 15일 발효된 BIS 최종 규정은 일부 고성능 컴퓨팅 품목의 중국·마카오향 라이선스 심사를 거부 추정에서 사례별 검토로 바꿨다. 대상 예시로는 Nvidia H200, AMD MI325X 및 유사한 품목이 제시됐다.
하지만 ‘사례별 검토’는 자동 승인이 아니다. BIS의 라이선스 정책 발표는 신청자가 미국 내 공급이 충분하다는 점, 중국향 수출이 미국 고객용 유사 또는 더 고도화된 제품의 생산능력을 전환하지 않는다는 점, 중국·마카오향 물량이 미국 내 최종사용 고객에게 출하된 같은 품목의 일정 비율을 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인증하고 뒷받침 자료를 내도록 요구한다.
또한 거래가 군사 최종사용·최종사용자, 군사정보 최종사용·최종사용자, 핵·미사일·화학·생물무기 관련 최종사용이나 최종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확인, 최종 수하인의 KYC 절차 설명, 특정 국가·지역에 있는 IaaS 원격 최종사용자 목록, 물리적 보안 설명, 미국 내 적격 제3자 시험기관의 확인도 요구된다.
이 규정은 Applied Materials 장비 사례와 품목이 다르다. 그래도 실무적으로는 중요한 힌트를 준다. BIS가 단순한 상대방 명단 확인만이 아니라 공급능력, 고객 스크리닝, 원격 접근, 성능 검증, 제3자 확인까지 문서화된 판단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무자가 피해야 할 세 가지 오해
첫째, ‘중국 고객이 직접 주문하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식의 판단이다. 최종 수하인과 최종 사용자가 다르면 더 자세히 봐야 한다. 중간 법인이나 조립 법인이 끼어 있어도 최종 목적지와 사용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둘째, ‘한국에서 조립하면 새 거래가 된다’는 표현을 너무 쉽게 쓰는 것이다. 조립이 있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만, 그 조립이 미국 원산 장비나 EAR 관련 의무를 끊어 주는지 여부는 별도 검토 대상이다. 공개된 BIS 사례만으로 모든 조립 거래의 결론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
셋째, ‘라이선스 정책이 완화됐으니 중국향 거래가 쉬워졌다’는 해석이다. 2026년 최종 규정은 일부 품목에 대해 심사 문을 사례별로 열었지만, 그 대신 인증과 제출 자료를 구체화했다. 자료가 없으면 사례별 검토로 들어가지 못하고 거부 추정 기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한 줄 판단 기준
이 사안을 볼 때의 실무 기준은 제재 명단을 외우는 것이 아니다. 거래 흐름을 한 줄로 써 봤을 때, 각 단계마다 ‘누가, 무엇을, 어디로, 누구를 위해, 어떤 승인 상태에서’ 움직였는지 증빙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반도체 장비 계약서에서 위험한 문장은 대개 화려하지 않다. ‘한국에서 조립 후 고객사 지정 장소로 납품’처럼 평범한 문구가 최종 사용자, 중국 반출, 미국 장비, 라이선스 판단과 연결되면 중요한 통제 지점이 된다.
이 문장을 발견했다면 바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흐름도를 그려보세요. 주문자, 조립 법인, 최종 수하인, 최종 사용자, 설치 장소, 라이선스 승인 상태가 한 줄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이번 BIS 사례가 한국 실무자에게 남기는 가장 현실적인 점검 방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그렇게 단정할 수 없다. BIS 발표 사례는 미국 반도체 제조장비가 한국 법인으로 보내져 조립된 뒤 중국으로 반출된 흐름을 문제 삼았다. 다만 모든 한국 조립 거래가 같은 결론이라는 뜻은 아니며, 품목이 EAR 적용 대상인지, 상대방과 최종 사용자가 누구인지, 라이선스 요건이 있었는지를 거래별로 봐야 한다.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BIS 사례에서는 장비를 받던 중국 거래처가 2020년에 Entity List에 올랐고, 이후 2021~2022년 거래에서 라이선스 없이 출하한 점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주문자뿐 아니라 최종 수하인, 최종 사용자, 거래 관여자, 경우에 따라 원격 접근 사용자까지 누가 실제로 품목을 쓰는지 확인하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
아니다. 해당 규정은 Nvidia H200, AMD MI325X 및 유사한 일부 고성능 컴퓨팅 품목에 대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기존 거부 추정에서 사례별 심사로 옮기는 내용이다. 신청자는 미국 내 공급 충분성, 고객 스크리닝, end-use/end-user 관련 확인, 미국 내 제3자 시험 등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가장 먼저 볼 지점은 납품 경로와 최종 사용자 칸이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조립 후 중국으로’, ‘중국 내 실제 사용자’가 서로 다른 문서에 흩어져 있으면 라이선스 판단과 감사 대응이 흔들리기 쉽다.
공식 출처
- BIS 집행 사례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 U.S. Department of Commerce
- BIS 라이선스 정책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 U.S. Department of Commerce
- 미국 규정 원문Federal Regi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