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전망보다 먼저 볼 것은 원가표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는 국제 뉴스의 긴장 수위만으로 읽으면 기업 실무에 늦게 반영된다. 원가표에는 ‘유가 상승’ 한 줄로 들어오지 않고 원유 도입가, 나프타 조달, LNG와 전력 비용, 비료 원료, 운임, 벙커유, 전쟁위험 보험료, 납기 지연 조항으로 나뉘어 들어온다.
이번 이슈는 세 갈래로 나눠 봐야 한다. 확정된 사건과 정부 발표, 에너지·운송 시장 지표, 그리고 기업이 누구와 어떤 비용 항목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다. 유가 방향을 맞히는 일보다 먼저 필요한 작업은 계약서와 견적서의 언어를 원가표에 맞춰 분해하는 것이다.
확정된 사건: 해협, 선박, 한국 정부 대응
UNCTAD는 2026년 3월 분석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세계 핵심 해상 병목 지점으로 설명했다. 2024년 기준 이 해협을 통과한 석유는 하루 약 2,000만 배럴로, 세계 해상 원유 교역의 약 25%에 해당한다. 이 중 원유와 콘덴세이트가 하루 1,400만 배럴, 석유제품이 하루 600만 배럴로 제시됐다.
해협 통과 물류는 원유에만 묶여 있지 않다. UNCTAD 자료는 군사적 긴장 직전 일주일 평균 흐름 기준으로 세계 해상 교역량 중 호르무즈를 지나는 비중을 원유 38%, LPG 29%, LNG 19%, 정제유 19%, 비료를 포함한 화학제품 13%로 표시했다. 정유사와 석유화학사만 볼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 관련 사건도 따로 봐야 한다. 외교부는 2026년 5월 4일 20시 40분경 한국시간 기준으로 호르무즈 해협 내측 아랍에미리트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한국 선사 운용 선박 HMM NAMU에서 폭발 및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5월 5일 0시경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를 열었고, 발표에는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내용과 선원 안전 확인, 현지 공관의 유관기관 접촉, 주재국과의 공조 강화가 포함됐다.
수급 지표: 원유만이 아니라 나프타·LNG·운임이 같이 움직인다
IEA 2026년 4월 석유시장 보고서는 해협 통과 제한이 원유 공급과 정제, 재고, 석유화학 원료에 동시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IEA는 2026년 3월 세계 석유 공급이 전월 대비 하루 1,010만 배럴 감소해 하루 9,700만 배럴이 됐다고 제시했다.
IEA는 2026년 4월 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천연가스액, 정제제품 선적이 하루 평균 약 380만 배럴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위기 전인 2026년 2월 하루 2,000만 배럴 초과 수준과 대비된다. 같은 보고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서해안, UAE 푸자이라, 이라크-튀르키예 송유관 등 대체 경로 수출이 전쟁 전 하루 400만 배럴 미만에서 하루 720만 배럴로 늘었다고 설명한다.
원가표 관점에서 더 예민한 대목은 석유화학 원료다. IEA는 아시아 석유화학 생산자들이 원료 공급 부족으로 가동률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6년 4월 중동과 원료 제약을 받는 아시아 정유시설이 약 하루 600만 배럴 규모로 가동을 줄였다고 제시했다. 나프타를 쓰는 기업이라면 원유 가격보다 ‘원료 조달 가능성’과 ‘대체 물량 가격식’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운송비도 별도 행으로 빼야 한다. UNCTAD는 2026년 2월 27일부터 3월 6일까지 더티 탱커 운임 지표가 54%, 클린 탱커 운임 지표가 72% 상승한 것으로 표시했다. 2026년 2월 27일부터 3월 9일까지 싱가포르 벙커유 가격은 저유황유 99%, 고유황유 100% 상승한 것으로 제시됐다. 선사 견적서에서는 운임, 벙커 조정, 긴급 할증, 체선 비용으로 쪼개질 수 있는 항목이다.
전쟁위험 보험료는 항차 단위 협상 항목이다. UNCTAD는 중동 전쟁위험 보험료 예시에서 1억 달러 선박 기준 0.25% 보험료를 항차당 25만 달러로 표시했다. 보험료가 두 배가 되면 50만 달러, 네 배가 되면 100만 달러다. 이 비용이 선주, 화주, 구매자, 판매자 중 누구에게 전가되는지는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 정부 대응: 경보 격상과 나프타 관리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 4월 1일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에서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천연가스를 ‘관심’에서 ‘주의’로 2026년 4월 2일 0시부터 격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용된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 발표에서 기업이 봐야 할 부분은 세 가지다. 첫째, 원유는 2026년 3월 1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3월 20일 국내 입항한 이후 열흘 넘게 호르무즈발 원유 도입이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둘째, 정부가 호르무즈를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 석유공사 해외 생산분 도입, 비축유 스와프 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셋째, 나프타와 석유제품에 대해서도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특히 나프타는 별도 체크 항목이다. 산업통상부는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 대체수입에 따른 수입단가 차액 지원을 추경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정부안 규모는 4,695억 원으로 제시됐다. 석유화학 제품은 필수재 생산 차질이 없도록 수급 점검과 공급망 관리를 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천연가스도 단순히 LNG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통상부는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 이후 현물구매와 해외자원개발 물량 등 대체 물량을 확보해 연말까지 수급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동아시아 국제가격 급등이 전력과 난방요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 단계 발령을 통해 수요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원가표에 추가할 체크 항목
| 비용 항목 | 원가표에 들어오는 방식 | 확인할 상대 | 먼저 볼 조항 |
|---|---|---|---|
| 원유 도입 | 기준유 가격, 물리적 프리미엄, 대체 물량 조달 비용 | 원유 공급사, 트레이더, 정유사, 금융기관 | 가격식, 선적지 변경, 대체 원유 승인, 신용장 만기 |
| 나프타 | 원료 부족, 대체수입 단가, 내수 전환 물량, 가동률 조정 | 나프타 공급사, 석유화학 고객사, 물류사 | 물량 배정, 품질 스펙, 납기 지연, 원료비 전가 |
| LNG·가스 | 현물구매, 장기계약 물량, 전력·열 비용 변동 | 에너지 조달팀, 유틸리티 공급자, 주요 생산라인 | 불가항력, 대체 연료, 수요 조정, 생산 우선순위 |
| 비료·농식품 원료 | 비료 가격과 조달 차질 가능성 | 비료 공급사, 농식품 원료 구매처, 고객사 | 원료비 연동, 납기 조정, 대체품 승인 |
| 운임·벙커유 | 탱커 운임, 벙커 조정, 긴급 할증 | 선사, 포워더, 용선 브로커 | 벙커 조정계수, 우회항로, 체선·지체료 |
| 전쟁위험 보험 | 항차별 보험료, 담보 범위, 보험 제외 | 보험 브로커, 선주, 포워더 | war-risk surcharge, 담보 제외, 통보 기한, 비용 부담자 |
| 고객 판매가격 | 원가 상승분 전가, 납기 재협상, 대체품 승인 | B2B 고객, 유통사, 장기공급 고객 | 가격 조정, force majeure, change order, 최소 공급량 |
재협상 순서: 구매, 물류, 보험, 고객 순으로 묶어라
첫 단계는 구매계약 점검이다. 원유, 나프타, LNG처럼 생산 투입에 직접 들어가는 항목은 가격식과 물량 조정 조항을 먼저 본다.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선적지 변경이 가능한지, 대체 원료를 쓸 수 있는지, 품질 스펙 변경 시 고객 승인이 필요한지까지 표시해야 한다.
둘째는 물류계약이다. 호르무즈 리스크는 선박 운항 가능성, 우회항로, 항만 대기, 벙커유, 선박 보험료로 나뉜다. 선사나 포워더 견적이 바뀌었을 때 ‘운임 상승’으로 합쳐 적지 말고, 운임 자체, 벙커 조정, 전쟁위험 할증, 체선·지체료를 분리해야 한다.
셋째는 보험계약이다. 전쟁위험 보험료는 항차별로 계산될 수 있고, 담보 범위와 제외 조건이 중요하다. UNCTAD 예시처럼 선박가액 기준으로 보험료가 산정되면, 비용 증가분이 선주 견적에 포함되는지, 화주에게 별도 청구되는지, 이미 체결된 판매계약에 전가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넷째는 고객계약이다. 원료와 운송비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는 내부 원가 계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장기공급 계약에 원료비 연동, 납기 조정, 최소공급량 조정, 대체품 승인 절차가 없다면 고객과의 협의가 늦어질 수 있다. 특히 나프타 기반 소재, 정제제품, 비료·농식품 연계 품목은 생산 차질과 납기 변경을 별도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부서별로 나눠 맡길 질문
구매팀은 ‘대체 원료를 어느 가격식으로 살 수 있는가’를 확인한다. 단가만 묻지 말고 선적 가능 시점, 선적지, 품질 차이, 신용장 조건, 기존 공급자의 물량 배정 기준까지 확인해야 한다.
물류팀은 ‘현재 견적의 상승분이 무엇 때문인가’를 분해한다. 운임, 벙커, 전쟁위험 할증, 체선료, 우회항로 비용을 한 줄 견적으로 받으면 내부 의사결정이 흐려진다.
재무팀은 ‘추가 재고와 선적 지연이 현금흐름을 얼마나 묶는가’를 계산한다. IEA가 제시한 재고 감소와 선적 제한은 조달 리드타임과 운전자금 압박으로 번질 수 있다. 신용장 만기, 보험료 선납, 재고 금융 한도도 같이 봐야 한다.
영업팀은 ‘고객에게 어떤 비용 항목을 설명할 것인가’를 정리한다. 유가가 올랐다는 표현보다 나프타 대체수입 단가, 운임·벙커, 전쟁위험 보험료, 납기 지연 가능성을 항목별로 제시해야 가격 조정이나 납기 조정 협상이 가능하다.
마지막 점검: 전망보다 계약 언어가 먼저다
호르무즈 리스크의 핵심은 유가가 얼마까지 오를지 맞히는 데 있지 않다. 제공된 자료만 봐도 해협 통과 제한은 원유, LNG, 나프타, 비료, 운임, 벙커유, 전쟁위험 보험료로 동시에 번지고 있다. 한국 정부도 원유 경보를 ‘경계’로 올리고 나프타·석유제품 공급망 관리를 별도로 언급했다.
지금 열어야 할 문서는 원가표, 구매계약, 선사·포워더 견적, 보험 담보 조건, 장기 고객계약이다. 원유와 나프타는 구매계약, LNG는 에너지 조달과 수요 관리, 비료와 화학제품은 대체 원료와 고객 승인, 해상운송은 운임·벙커·보험, 고객 판매계약은 원가 전가와 납기 조정 조항으로 나눠 표시한다. 중동 정세는 기업이 통제할 수 없지만, 비용이 어느 계약 조항을 통해 들어오는지는 지금 확인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제공된 기관 자료는 원유 가격뿐 아니라 나프타·LPG·항공유 수요, 정제 처리량, LNG, 비료, 운임, 벙커유, 전쟁위험 보험료까지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기업 원가에는 이 항목들이 서로 다른 계약 조항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유가 방향만 보는 접근은 실무 대응에 부족하다.
원료를 직접 쓰는 기업은 원유·나프타·LNG 구매계약을 먼저 봐야 한다. 수출입 물류 비중이 큰 기업은 선사·포워더 계약의 전쟁위험 할증, 벙커 조정, 지체료, 우회운송 조항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실무적으로 빠르다.
IEA는 아시아 석유화학 생산자들이 원료 공급 부족으로 가동률을 낮춘 사례를 언급했고, 산업통상부도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 대체수입 단가 차액 지원을 발표했다. 이는 나프타가 단순 원유 가격의 하위 항목이 아니라 별도 수급 관리 대상이라는 의미다.
UNCTAD는 중동 전쟁위험 보험료 예시에서 1억 달러 선박 기준 0.25% 보험료를 항차당 25만 달러로 제시했다. 보험료가 두 배가 되면 50만 달러, 네 배가 되면 100만 달러로 표시되어 항차 단위 비용 협상 항목이 될 수 있다.
산업통상부는 원유 경보를 ‘경계’로 올리면서 대체 공급, 비축유 활용, 수요 관리, 나프타·석유제품 공급망 관리를 함께 제시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조치 자체보다 대체 물량, 내수 전환, 수요 관리, 시장감독이 계약·조달·판매 계획에 미칠 영향을 따로 반영해야 한다.
공식 출처
- UNCTAD 호르무즈 분석UN Trade and Development
- IEA 석유시장 보고서International Energy Agency
- 산업통상부 대응산업통상자원부
- 외교부 선박 안전 대응외교부